반응형
짧은 시 모음 038 - 여섯 개의 발바닥이 흠뻑 젖도록
안녕하세요. 포레입니다.
오늘은 짧은 시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너를 예를 들어
남을 위로할 때가 올까봐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고
담담하게 말하게 될까봐
두려워, 원태연
아주 늙은 개와 나란히 걸어가는 뒷모습
어쩐지 걷는 게 불편해 보여
옳지 그렇게 천천히 괜찮으니까
올라가서 이렇게 기다리면 돼
어느 쪽이 아픈지 알지 못한 채
둘만 걸을 수 있도록
길이 칼이 되도록
귤을 밟고 사랑이 칸칸이 불 밝히도록
여섯 개의 발바닥이 흠뻑 젖도록
둘, 고명재
꽃피는 소리를 들어보라
만발한 장미, 그 붉은 입술의 아리아에
귀가 먹먹하지 않은가
온갖 열매가 익어가는 소리를 들어보라
앵두와 머루알의 음표들이
아침 숲이 펼쳐놓은 나무 오선지를 따라 흘러간다
이 정적의 노래를 들으며
생의 전부를 보낼 수 있다면,
머루알 익는 소리에 내 마음 벌써 머루주 출렁인다
산새야 노루야, 와서 마시고 취하라
꽃피는 소리를 들어라, 유하
사랑의 꽃은
아픔의 토양에서 싹이 트고
꽃을 피운 특별한 사람들은
실패를 통해 배웠다.
사랑의 꽃, 전선영
반응형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에 관한 시 모음 016 - 죽을힘 다해 끝까지 피었다 죽으리 (0) | 2023.08.31 |
---|---|
사랑에 관한 시 모음 016 - 나는 더 큰 원을 그려 그를 안으로 초대했다 (0) | 2023.08.29 |
짧은 시 모음 037 -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0) | 2023.08.25 |
짧은 시 모음 036 - 내 마음에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0) | 2023.08.23 |
짧은 시 모음 035 - 새들이 하늘 높이 길을 내지 않는 것은 (0) | 2023.08.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