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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 모음 011 - 다 잊고 산다 그러려고 노력하며 산다

by fffore 2023.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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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모음 011 - 잊고 산다 그러려고 노력하며 산다

 

 

안녕하세요. 포레입니다.

오늘은 짧은 시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인생은 나에게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 막다른 골목 포장마차에서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한번도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인생은 나에게 한잔 사주지 않았다

 

한잔, 정호승

 

 

 

 

오래 된 그늘이

지켜보고 있었다

나뭇잎 하나가

툭! 떨어졌다

참 조용한

하늘의 무게

 

적막, 유재영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해는 온종일 스스로의 열로

하늘을 핏빛으로 물들여놓고

스스로 속으로

스스로를 묻어간다

 

, 외롭다는

노을처럼 황홀한 아닌가

 

노을,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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