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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 모음 011 - 다 잊고 산다 그러려고 노력하며 산다
안녕하세요. 포레입니다.
오늘은 짧은 시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 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 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술 한잔, 정호승
오래 된 그늘이
지켜보고 있었다
나뭇잎 하나가
툭! 떨어졌다
참 조용한
하늘의 무게
적막, 유재영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해는 온종일 스스로의 열로
온 하늘을 핏빛으로 물들여놓고
스스로 그 속으로
스스로를 묻어간다
아, 외롭다는 건
노을처럼 황홀한 게 아닌가
노을,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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