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시 모음 007 - 천 년을 거듭해도 온도를 잊는 일
안녕하세요. 포레입니다.
오늘은 사랑에 관한 시 몇 편을 가져왔습니다.
비
/ 원태연
저녁 내내 끊임없는 비
덧문을 닫고 스탠드를 켠다
조용한 것이 무거워 틀어 놓은 음악과
덧문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가슴을 휘젓고 다닌다
저녁 내내 끊임없는 비
아직도 나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랑을 사랑하여요
/ 한용운
당신의 얼굴은 봄 하늘의 고요한 별이어요.
그러나 찢어진 구름 사이로
돋아오는 반달 같은 얼굴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어여쁜 얼굴만을 사랑한다면
왜 나의 베겟모에 달을 수놓지 않고 별을 수놓아요.
당신의 마음은 티 없는 숫옥이어요
그러나 곱기도 밝기도 굳기도 보석 같은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아름다운 마음만을 사랑한다면
왜 나의 반지를 보석으로 아니하고
옥으로 만들어요.
당신의 시는 봄비에 새로 눈트는
금결 같은 버들이어요.
그러나 기름 같은 검은 바다에
피어 오르는 백합꽃 같은 시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좋은 문장만을 사랑한다면
왜 내가 꽃을 노래하지 않고
버들을 찬미하여요.
온 세상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아니할 때에
당신만이 나를 사랑하였습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여요.
나는 당신의 사랑을 사랑하여요.
얼음의 온도
/ 허연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람은 한명씩 있다
너무 쉽게 잊기엔 아쉽고
다시 다가가기엔 멀어져 있는 그런 사람
얼음을 나르는 사람들은
얼음의 온도를 잘 잊고
대장장이는 불의 온도를 잘 잊는다
너에게 빠지는 일,
천 년을 거듭해도 온도를 잊는 일
그런 일
헛된바람
/ 구영주
어느
이름 모를 거리에서
예고 없이
그대와 마주치고 싶다
그대가 처음
내 안에 들어왔을 때의
그 예고 없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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