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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 관한 시 모음 005 - 은근한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안녕하세요. 포레입니다.
오늘은 그리움에 관한 시 몇 편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문득
/ 정호승
문득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성산포 앞바다는 잘 있는지
그 때처럼
수평선 위로
당신하고
걷고 싶었어요.
병 속의 꽃
/ 최인숙
햇빛을 담고
물을 담고
하늘을 담고
네 생각을 담는다
보고 싶어서
자꾸 보고 싶어서
전화
/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맑은 전화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에서 돌아와 문을 열 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에서 비벼대고
은근한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푸르른 날
/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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