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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관한 시 모음 006 - 그 밤, 다시 견디는 힘을 배우기로 했다

by fffore 2022.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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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관한 시 모음 006 - 그 밤, 다시 견디는 힘을 배우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포레입니다.
오늘은 인생에 관한 시 몇 편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날
/ 곽효환

그날, 텔레비전 앞에서 늦은 저녁을 먹다가
울컥 울음이 터졌다
멈출 수 없어 그냥 두었다
오랫동안 오늘 이전과 이후만 있을 것 같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 밤, 다시 견디는 힘을 배우기로 했다





그런 날 있다
/ 백무산

생각이 아뜩해지는 날이 있다
노동에 지친 몸을 누이고서도
창에 달빛이 들어서인지
잠 못들어 뒤척이노라니
이불 더듬듯이 살아온 날들 더듬노라니
달빛처럼 실체도 없이 아뜩해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언젠가 아침 해 다시 못볼 저녁에 누워
살아온 날들 계량이라도 할 건가
대차대조라도 할 건가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삶이란 실체없는 말잔치였던가
내 노동은 비를 피할 기왓장 하나도 못되고
말로 지은 집 흔적도 없고
삶이란 외로움에 쫓긴 나머지
자신의 빈 그림자 밟기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조용한 일
/ 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 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연기처럼
/ 박해경

인생은
내가 지피는 불꽃처럼
타 오른다 싶어도
어느 순간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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